활동보조인 항의로 활동지원제도 개선 회의 무산
 
활보연대, '활동보조인 빼놓고 활동지원제도 개선 회의라니!' 항의
복지부, "개선위원회 위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2012.09.26 17:39 입력

 

▲활보연대가 개선위원회 3차 회의 참석을 요구하며 복지부에 항의하고 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개선위원회(아래 개선위원회) 3차 회의가 활동보조인들의 항의로 결국 무산됐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 활동보조인연대(준)(아래 활보연대) 회원들이 개선위원회 회의가 예정된 26일 이른 9시 30분 경 보건복지부(아래 복지부)를 찾아가, 개선위 회의에 활동보조인을 참석시켜줄 것을 요구하며 2시간 가량 항의한 까닭이다.


 

이날 활보연대는 개선위원회 회의에 활동지원제도의 서비스 제공 주체로서 참석하고자 했지만, 복지부 쪽에서는 '안전한 회의 진행'과 '협소한 장소'를 이유로 활동보조인의 참석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활보연대 소속 회원 8명은 회의장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출입문을 가로막은 복지부 관계자들과 물리적 마찰이 발생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8월 12일 '장애인활동지원 고시안 개정을 위한 연대회의'와의 면담에서 활보연대(당시 활동보조인권리찾기모임)의 '노동법에 근거한 활동보조인의 노동권 보장 및 근로조건 개선' 등의 요구와 관련해 개선위원회를 통해 해결 방법을 모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개선위원회는 장애인단체와 중계서비스 기관, 활동지원 전문가, 국민연금공단 관계자 등 11명으로 꾸려졌고, 정작 '개선위원회'를 제안한 활보연대는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활보연대는 3차 회의에 활동보조인을 참석시켜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 20일부터 1인 시위를 해왔다. 하지만 3차 회의 당일, 복지부는 끝까지 공간 문제 등을 이야기하며 활동보조인의 개선위원회 참가를 거부했다.

 

활보연대 배정학 집행위원은 "활동보조인들은 제도 개선위원회와 무관한 사람이 아니라 제도를 지탱하는 두 개의 축 중 하나"라면서 "개선위원회를 제안한 것은 활동보조인이었으며 당시 복지부는 활동보조인의 참석을 보장했으면서 왜 활동보조인의 참석을 막느냐"라고 항의했다.

 

활보연대 고미숙 집행위원장도 "개선위원회 회의에 활동보조인이 왜 빠져야 하느냐"라면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면 참관이라도 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듣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활보연대가 지속해서 회의 참관을 요청하자 복지부 관계자는 활동보조인 대표자 1인의 참관만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활동보조인 당사자들은 서비스 제공 주체이면서도 개선위원회 회의에 정식으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사실에 분노를 표하며, 복지부 쪽 제안을 거부했다.

 

이 아무개 활동보조인은 "내 일이 어떻게 바뀌는지, 월급제도는 또 어떻게 바뀌는지 알고 싶어 왔다"라면서 "제도 개선 과정에 우리 의견이 반영돼야 장애인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항의했다.

 

활보연대 구 범 서울지부장은 "노동자로서 회의에 참석하러 왔다"라면서 "활동보조인이 참석할 수 없는 개선위원회는 누구를 위한 것이냐"라고 분노했다.

 

한편, 이날 활보연대의 계속되는 요구에 개선위원회 3차 회의는 결국 무산되고, 활보연대 대표단과 복지부 장애인서비스팀 이재란 팀장 등이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 참석한 활보연대 고미숙 집행위원장은 "개선위원회 회의 참석은 위원들의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라 논의 후 알려준다는 입장이었다"라면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개선위원회에 제공되는 정보를 동등하게 제공하고 따로 활보연대 의견을 받겠다고 했다"라며 면담 내용을 전했다.


 

활보연대는 앞으로 △활동보조인 정부 직접 고용 △기본급 및 생활임금 보장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한 노동권 보장 △근골격계 질환 산재인정 및 일상적 건강관리체계 마련을 통한 건강권 보장 등 활동보조인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의가 열리는 8층 출입문을 가로막고 있는 복지부 직원과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활보연대 소속 활동보조인들.

 

▲복지부가 활보연대의 회의 참석을 거부하자 활보연대가 회의실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시설보호' 요청을 받고 투입된 경찰.



 
김가영 기자 chara@beminor.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비마이너] 하조대 희망들 건립 막는 양양군수 고발당해

하조대 희망들 건립 막는 양양군수 고발당해 서울협의회, 춘천지방검찰청 속초지청에 고발장 접수 하조대 희망들 문제 해결 때까지 무기한 1인 시위 2012.09.27 14:37 입력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27일 이른 11시 30분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

[오마이뉴스] "달리는 차에 뛰어든 아이, 이제 커피를 만듭니다" [19]

"달리는 차에 뛰어든 아이, 이제 커피를 만듭니다"[장애아 부모로 산다는 것⑤] '커피프린스' 관태와 어머니 필감려씨12.09.27 14:01 최종 업데이트 12.09.27 15:20김혜원(happy4) 복사 크게 작게 ▲ 카페에서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관태 ⓒ 추연만관련사진보기 "...

[비마이너] 활동보조인 항의로 활동지원제도 개선 회의 무산

활동보조인 항의로 활동지원제도 개선 회의 무산 활보연대, '활동보조인 빼놓고 활동지원제도 개선 회의라니!' 항의 복지부, "개선위원회 위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2012.09.26 17:39 입력 ▲활보연대가 개선위원회 3차 회의 참석을 요구하며 복지부에 항의하...

[비마이너] "장애등급제와 같은 악법은 폐기하는 게 마땅" [26]

"장애등급제와 같은 악법은 폐기하는 게 마땅" 한뇌협 인천지부 주재영 활동가, 복지부 앞 1인 시위 진행 "활동보조, 소득보장 없으면 시설로 갈 수밖에 없어" 2012.09.26 15:10 입력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보건복지부 앞 1인 시위에 나선 한국...

[비마이너] 인권위, "장애인등록만 하고, 등급제는 폐지해야" [43]

인권위, "장애인등록만 하고, 등급제는 폐지해야" 서비스별 대상자 및 급여 수준 각각 결정하는 사정 기준 필요 인권위 '장애인 인권 증진 중장기 계획(안)' 발표 2012.09.25 23:00 입력 ▲'장애인 인권증진 중장기 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가 25일 프레지던...


오늘 :
161 / 545
어제 :
278 / 791
전체 :
571,758 / 18,848,78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