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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노동은 새세계로 나아가는 가치"
420공투단, 120주년 세계 노동절 맞이해 장애인 노동권 보장 촉구
3월 26일부터 진행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마무리
홍권호 기자 / shuita@beminor.com
120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이해,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420공투단)은 1일 늦은 1시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사회와 정부가 실질적으로 장애인 노동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장애인의 노동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가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권은 생존권이다. 장애해방, 인간해방 그날까지 투쟁!'이라고 쓴 알림판을 들고 결의대회에 참가한 김명학 씨(지체장애 1급)는 "교육권도 중요하지만 노동권도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것이므로 노동권은 생존권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장애해방과 인간해방은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에서 일하고 있는 김민정 씨는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경쟁을 해서 학교를 졸업했지만 갈 곳이 없었다"라면서 "수십 번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보았지만 '네가 어떻게 일을 할 수 있느냐?', '일찍 출근할 수 있겠느냐?' 등의 말을 들으며 좌절한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노동이라는 게 꼭 돈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성장하기 위해 필요하다"라고 강조하고 "지금 인권팀에서 일하고 있는데 '일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정부에서 돈이 나오지도 않는다'라는 상담을 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김탄진(뇌병변장애 1급), 장애경(뇌병변장애 1급) 부부는 "왜 장애인에게 일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지 모르겠다"라면서 "말로만 장애인 노동권을 보장한다고 말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줘 우리도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촉구했다.
노들장애인야학 정민구 교사는 "자본주의 아래에서 노동은 노동력을 상품으로 팔아야만 하는데 장애인의 노동은 이것과 다른 대안적인 노동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라면서 "'우리가 야학에 나와 공부하는 것도, 배우기 위해 이동하는 것도 노동이다'"라고 말했다. 정 교사는 "또한 '우리가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것도 노동이다'"라면서 "우리가 꿈꾸어야 할 노동은 대안적인,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가치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장애인을 3% 의무고용하겠다고 말하며 희망을 제시하는 것 같지만 실은 그 내용은 예전에 확정된 것이며 우리의 요구는 민간 5%, 공공 6% 의무고용"이라고 설명하고 "우리의 투쟁으로 노동권을 확보해나가자"라고 강조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420공투단은 늦은 3시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120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 범국민대회'와 현재 파업 중인 MBC를 지지하기 위한 행진과 집회에 참여했다. 420공투단은 이날 노동절 일정을 마지막으로, 지난 3월 26일부터 진행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