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취임 첫날, 장애인의 삶은 찢겼다   

52일 만에 총리 취임…“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하라” 면담 요구
경찰, 무리한 제지로 장애인 휠체어에서 떨어져

2015.06.18 18:17 입력 | 2015.06.18 19:01 수정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찬성 156명, 반대 120명, 무효 2명으로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로 총리 자리가 공석이 된 지 52일 만이다.


황 총리는 공안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 재직 시에도 통합진보당 해산 등 사정정국을 주도해 민생 전반을 관장해야 하는 총리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무엇보다 장애인, 빈민의 민생 현안을 해결하라는 목소리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 터져 나왔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은 황교안 총리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직후인 18일 오후 1시 총리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면담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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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이 18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통과되자, 황 총리와의 면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행동에 따르면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대폭 완화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었지만, 정부는 2년이 넘도록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특히 장애등급제 폐지의 경우 새로운 장애종합판정체계를 도입하기 위한 민관협의기구까지 꾸려 논의해 왔지만, 최근 발표된 「장애등급제 개편 시범사업 계획(안)」에서 장애등급제 폐지 공약은 사실상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이 계획(안)은 지난 2013년 장애등급제 개편 과정에서 ‘중·경 단순화’ 과정을 거치지 않겠다고 합의한 내용마저 깼다는 것이다.


부양의무제의 경우 지난해 ‘송파 세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적인 일을 겪었음에도 박근혜 정부는 부양의무제 폐지에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제로 인한 복지 사각지대가 100만 명이 넘는 상황이지만, 소득기준만 일부 완화하여 대상자를 고작 12만 명만 확대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 게다가 최근에는 그나마 있는 복지예산을 3조나 줄이겠다고 선언하면서 엄청난 복지 후퇴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공동행동은 지난달 18일부터 서울 도심 곳곳의 도로를 점거하며 새로 임명될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하는 ‘그린라이트’ 투쟁을 벌여왔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의 문제는 단지 복지부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민생을 총괄하는 국무총리가 나서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장애등급을 적용하여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가 여러 부처에 나누어져 있음에도 등급제 개편 논의를 복지부가 일괄 주도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며, 국무총리가 관장하는 범정부기구에서 이를 논의하라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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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제지로 휠체어에서 넘어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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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기자회견을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가로막자, 박경석 대표가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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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참가자를 끌어내고 있는 경찰들.

 

이런 요구의 연장 선상에서, 공동행동은 이날 국무총리 임명 직후 면담 요청을 위해 모였지만 기자회견을 불법집회로 간주하는 경찰의 벽에 시작부터 가로막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단순히 면담요청서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경찰은 “몸피씨를 입고 피케팅을 하는 것을 봤을 때 명백한 불법집회를 하는 것”이라며 해산을 종용했다.


이에 참가자들은 “52일 만에 새로 취임한 총리가 처음 하는 일이 민원 전달하는 것조차 막는 것이냐”면서 항의했고, 20여 분간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의 휠체어가 넘어져 떨어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기자회견에 참가하고자 했던 일부 활동가들은 안국동과 경복궁 근처 등에서 경찰에 가로막혀 총리공관 앞까지 오지도 못하고 고립되기도 했다.


결국 공동행동은 경찰에 의해 반대편 인도로 쫓겨 약식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박경석 대표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과거가 어쨌건 간에, 이제는 한 나라의 민생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자 이 자리에 온 것”이라며 “이제는 공안검사의 대표 인물이 아니라 진정 국민의 민생을 챙기는 국무총리가 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참가자들은 총리공관 경비실에라도 면담요청서를 전달하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제지당했다. 이에 분노한 박 대표는 “장애인과 빈민의 절박한 요구가 담긴 이런 종이 쪼가리가 당신들에게 뭐 그리 중요하겠나”라며 면담요청서를 찢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박 대표는 또 “이건 단순히 종이가 찢어지는 게 아니다.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장애인과 빈민의 삶이 찢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공동행동은 국무총리가 이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할 때까지 ‘그린라이트’ 투쟁을 지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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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대표가 황교안 총리에게 전달할 면담 요구서를 찢고 있다.



하금철 기자 rollingstone@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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