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철규] “저는 인권활동가입니다”
2010년 12월 12일(일) 10:09:40 김누리 기자 knr8608@hanmail.net

인권공동행동, “인권위는 침묵을 깨고 산 권력을 향해 외쳐라”
장애인(in)소리, “인권활동가들이 싸우고 있는 사람의 상 받을 수 없어”

지난 10일은 62주년 세계인권선언일이었다.

‘세계인권선언’은 ‘1948년 12월 10일 파리에서 열린 제3회 국제 연합 총회에서 채택된 인권에 관한 세계 선언’이라는 사전적 정의가 내려져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광주공동행동은 지난 10일 광주 동구 대인동 국가인권위 광주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는 침묵을 깨고 산권력에 짖어대라"고 외치고 있다. ⓒ광주인

이날 만난 한 이가 말했다
“MB정부의 가장 큰 공이라면 잊혔던 세계인권선언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킨 것과 ‘인권’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해준 것이다”

세계인권선언은 ‘노동자의 단결권, 교육에 관한 권리, 예술을 향유할 권리 등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2010년 현재의 대한민국 인권수준은 세계인권선언과 얼마나 가까울까?

“인권위여, ‘개’가 되어라!”

이날 오전 11시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비롯한 41개의 단체로 이루어진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광주공동행동’은 광주 동구 대인동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소장 이정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권공동행동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침묵을 깨고 살아있는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전북지역 영상 동아리 장애인(in)소리는 10일 국가인권위 광주사무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권공동행동으로부터 '인권의 소금들에게'라는 상장을 받고 있다. 장애인(in)소리는 뇌병변 1급 중증장애인 선철규(33.전북 전주시)씨의 자립이야기를 그린 <선철규의 자립이야기, 지렁이 꿈틀>로 2010인권영상공모전 대상 작품으로 선정됐으나 수상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광주인

“대기업 회장은 ‘동계올림픽 유치’란 명분으로 사면 받았지만, 용산 철거민은 변호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사기록 열람조차 가로막힌 사회”
“노동자들의 파업을 무리하게 기소하는 경찰,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대체복무 수단 대신 감옥이 기다리는 정권”
“개인 전자우편이 언론에 공개되고 조직적인 사찰이 자행되는 지금, 개인의 사생활은 이미 정권의 먹잇감”
“인터넷에 올린 글, 포스터에 그린 ‘쥐’ 그림으로 ‘공안사범’이 되는 대한민국”

이날 인권공동행동이 주장한 ‘대한민국 인권 현실’이다. (아래 기자회견문 전문 참조)

또 인권공동행동은 “현실이 이러함에도 인권위는 전쟁 위험을 높이는 대북 방송 및 전단 살포를 권고하는 것이 고작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인권위를 바로잡기 위해 장애인권 단체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은 인권위 점거 농성을 벌였으나 돌아오는 것은 ‘공식적인 진압요청’ 뿐”이라고 인권공동행동은 국가인권위원회 현병철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인권공동행동은 “15일간의 (인권위 광주사무소 점거) 농성은 정리하지만, 좀 더 길고 힘 있는 실천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왜냐하면 저는 인권활동가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권활동가입니다”

‘꿈틀거리는 지렁이’ 선철규(33. 전북 전주시)씨는 최근 국가인권위로부터 ‘2010 인권영상공모전 대상’에 선정됐다. 하지만 선씨는 이 상을 거부했다.

   
▲ <선철규의 자립이야기, 지렁이 꿈틀> 스틸컷.

이날 인권공동행동에 보낸 편지를 통해 선씨는 “수많은 인권활동가 동료들이 싸우고 있는 사람에게서 상을 받을 수 없다”며 “왜냐하면 인권활동가이기 때문”이라고 수상거부 이유를 밝혔다. (아래 수상거부이유 전문 참조)

뇌병변 장애 장애 1급인 선씨는 지난해, 12년동안 살았던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나왔다. 자신을 ‘지렁이’라고 표현한 그가 처음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시설을 나온 선씨는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체험홈 ‘느티나무’에 보금자리를 폈다. ‘한쪽 구석에 쌓인 소주병, 전동휠체어’ 선씨는 모든 것이 새로웠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선씨의 ‘꿈틀거림’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더 크게, 더 멀리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5월 느티나무를 나와 ‘독립’했다. 말 그대로 ‘오롯이 혼자인, 홀로서기’인 것이다.

장애인 5명, 비장애인 2명이 함께 하는 전북의 영상동아리 ‘장애인(in) 소리’는 이러한 선씨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아보고자 제안을 했고 그는 받아들였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2010인권영상공모전 대상에 선정된 <선철규의 자립이야기, 지렁이 꿈틀>이다.

선씨는 편지를 통해 “장애인으로서 국가에게 상을 받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씨는 국가가 주는 ‘대상’을 거부했다.

그가 거부한 것은 ‘대상’이 아니라 현병철 위원장과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들어내고 있는 ‘반인권적인 대한민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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