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 절실

 

편집부 webmaster@handicapi.com

 

지적여성장애인의 성

  지적장애는 지적능력의 결함이 주된 특징이며 이에 따른 운동, 언어, 학습, 사회생활능력 면에서 장애가 복합적이다.


 성은 인간의 기본욕구이며 권리인 동시에 인간관계의 결정이다. 즉 성적 표현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맺어주는 하나의 의사소통 방법으로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행복할 권리를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과제중 하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지적장애인의 성은 다르다는 편견과 지적장애인의 성적 행동을 비장애인의 성적행동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으며 지적장애인을 무성적 존재로 보거나 지나치게 성을 탐닉한다는 오해를 하기도 한다. 이에 지난달 말 국립재활원 주최의 세미나에서 발표된 민병윤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소장의 ‘지적여성장애인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의 필요성’이란 주제의 내용을 요약 발췌해 소개한다.


----------------------------------------------------------


 지적장애인의 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보면 영원한 어린이다. 무성하거나 지나칠 정도로 성을 즐긴다. 충동적이고 자기 제어능력이 없다. 부적절한 행동은 무시하면 사라질          것이다. 같은 장애아이를 낳을 것이다. 성범죄자이거나 변태가 많다. 성교육을 해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 할 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호기심만 커져 문제가 생길 것이다 등 지적장애인의 성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하다.


 지적장애를 둔 부모들도 자신의 자녀의 신체적 발달에는 신경을 쓰지만 2차 성징은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며 특히 지적여성장애인의 경우 생리나 유방의 발달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불안해하며 강제 불임시술을 시키는 등 여성성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를 하기도 한다.

지적장애인의 성 발달과 특성

 성에 대한 관심이나 표현은 사람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장애가 있거나 없거나가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신체적 장애가 항상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성의 표현에 있어서는 신체적 장애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한 질병이나 장애가 발달지체를 일으키긴 하지만 성적 발달은 모든 아동에게서 꾸준히 이루어지며 2차 성징의 발달에 따른 성적욕구나 성충동은 비장애인과 같은 수준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지적 장애인은 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어 적절한 방법으로 성적 욕구를 풀 기회나 자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지적 장애인을 책임성 있는 인간으로 고려하지 않고 또 특히 성적 행동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거나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적절한 행동을 취할 기회가 없다. 특히 많은 지적 장애인들은 시설 안에서 집단으로 생활하고 있어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없고 의사소통방법이나 의사결정에 대한 기술, 성적 표현방법 등에 대해 교육 부재로 자신의 성적 감정을 부적절하게 표현하기도 하며 때로는 성폭력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의 성적 감정과 욕구를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내적인 에너지를 분출할 통로가 마련된다면 지적 장애인이 성적 욕구를 나타내는 양상도 달라질 것이다.

지적장애인의 성행동 특성

 지적장애인 자신이 인지한 성행동은 키스나 포옹, 애무, 음란물 보기, 성기 만지기, 이성과 성관계, 옷 벗기, 자위행위 등 다양했으며 부모나 교사가 지적장애인의 부적절한 성행동으로 인해 당황하거나 곤란을 겪은 성행동은 지체정도, 연령, 성별에 상관없이 자위행위가 가장 많았다.


 성행동이 나타나는 장소는 가정 내에서 자녀방과 거실, 학교에서는 교실이나 구석진 곳, 화장실, 운동장, 복도 등에서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의 몸에 달라붙는 행위(옆에 있는 남성, 스스로 찾아 가기도 함), 자신의 몸에 고통을 주는 행동으로 벽에 부딪혀서 그 충격을 쾌락으로 받아들임, 벽에 등이나 배를 대고 앉았다 일어섰다 반복하여 마찰로 인한 느낌을 즐김, 착용했던 생리대를 일부러 들고 다니는 행동, 옷을 벗고 있는 행동,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고 냄새를 맡는 행동, 신체의 일부를 보여 주는 행동, 성폭력 피해 또는 가해, 성적인 욕설하기 등의 행동이 나타난다.


 지적장애인 중에는 자신의 성적 욕구나 성행동을 제지당하거나 만족감을 얻지 못할 때 폭력이나 고함을 지르고,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마구 울기도 한다.


 지적장애인에게서 나타나는 성행동은 그 행동이 문제가 있어 보일지라도 본질적으로 볼 때 정상적인 것이고 적절한 것이며 자연스러운 성 발달상에서 나타나는 행동인 것이다. 그들의 행동이 낯설고 부정적인 것으로 비치는 것은 장애로 인해 때와 장소의 구분,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 등이 미약하고 성적 표현이 미숙하기 때문이다.

지적여성장애인 성폭력

 여성장애인성폭력이란 성폭력의 위기상황에서 신체적, 정신적 장애의 취약성을 악용하여 신체적 방어가 어렵거나 인지력이 부족한 여성장애인을 대상으로 위력, 위계를 사용하여 일방적이고 강압적으로 가하는 성폭력을 말한다.


 특히 지적여성장애인 성폭력 특성은 성폭력에 대한 인지능력과 대처능력이 부족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성폭력에 노출되며 먹을 것, 용돈, 놀이 등에 쉽게 유인되며 가해자가 다수인 경우가 많다. 여성장애인이 자신들의 폭력 피해경험을 노출해도 장애로 인한 기능적 한계나 어려움을 지적 능력이나 인지적 판단의 결핍으로 연결시키려는 사회적 인식과 관념으로 인해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가 있어 가해자가 밝혀지더라도 이 중 대략 3% 정도만 신고 되고 있다. 이는 성폭력피해자가 사건을 말하거나 알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폭력 피해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행정, 경찰이나 검찰에서 수사 및 기소를 거부하는 현실, 가해자 측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 피해 진술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 또는 여성장애인 피해자들이 일상적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폭력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 교육의 필요성

 지적장애인의 성이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공개적인 자위행위, 적절하지 못한 애정표현, 낯선 사람의 접근과 접촉에 방어하지 못하는 대처능력의 부족, 생리처리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점, 임신, 성병, 감염 등과 같은 부정적인 측면을 보기 때문이다. 지적장애인도 다양한 성행동을 하지만 부적절한 행동으로 여겨지거나 지탄을 받기도 하는데 이는 지적장애인의 성적 표현이 미숙하고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학습의 기회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적절하고 지속적인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지적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대중매체를 통해 성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기 때문에 대중매체에서 왜곡된 성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교사나 부모가 지적장애인의 성 욕구를 인정하고 올바른 성교육을 통해 성을 이해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하여 생활 속에서 건강한 성 정보를 얻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적장애인에 대한 성교육은 단순히 부적절한 행동을 교정하고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교육이며 인성교육이기 때문에 전 생애를 걸쳐 지속적으로 체계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성교육은 인성교육이며 또한 생활교육이어야 한다. 지적장애인이 올바른 성지식과 성 태도를 가짐으로써 성행동에 대한 책임감과 통제력으로 효과적인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성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기르며 양성 평등의식을 갖도록 함에 그 목적이 있다.


 장애인도 성적인 쾌락과 즐거움을 누릴 권리가 있다. 따라서 성교육은 장애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성적인 쾌락을 누리면서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그에 따른 책임감을 이해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자기 책임감을 지닌 성숙한 인간으로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중요한 삶의 한 과정이 되어야 한다.


 부적절한 성행동은 자기 통제의 부족이 아니라 애정을 가진 접촉과 성 접촉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적절한 성행동에 대한 학습경험이 없었던 것에 기인하며 동성인 아버지, 엄마, 교사가 모방할 수 있는 모델이 되어서 일괄성이 있고 분명하게 지도해야 한다. 단순 처벌이나 순간 모면을 위한 행동은 나쁜 습관을 습득하게 할 수도 있다.


 성교육의 기본은 위생적인 생활태도인 손 씻기, 속옷 갈아입기, 이 닦기, 샤워하기, 화장실 사용 지도, 옷차림 등에서부터 시작하여 몸의 내·외부 구조와 명칭 및 역할, 남녀의 생식기의 명칭과 기능, 사춘기 몸의 변화와 생리, 생리대 사용법, 몽정, 성적 욕구, 자위행위에 대한 이해와 장소 및 뒤처리 방법, 건전한 이성교제 예절 및 일상생활의 예절, 임신과 태아 발달, 출산, 양육 등, 피임 방법, 낙태, 성병, 가족의 역할과 가정의 의미, 성폭력 예방교육 등 삶의 전반적인 모든 것이 성교육의 내용에 포함되어야 한다.


 성폭력 예방교육의 목적은 지적장애인이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고 가해자의 유인에 적절하게 대응하여 성폭력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훈련시키고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을 훈련하며 또 지적장애인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지적장애인을 보호해야 함을 인식하도록 하는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장애인 성교육은 아직도 “싫어요, 안돼요”를 되풀이하는 교육 정도에 머물고 있다. 성추행이나 성폭력과 같은 위험상황에서 “싫어요, 안돼요”라고 저항하라는 것은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음에도 싫다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으로 받아들이고 자책하며 부모나 주변사람들에게 혼날 것을 두려워하여 말하지 않고 피하거나 침묵하는 이유가 된다.


 성폭력 예방 교육 내용으로 성폭력의 개념과 대처방법, 성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나 장소에서의 대처방법, 성폭력 피해 이후의 대처방법 등을 실제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성폭력과 친밀감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한다. 좋은 접촉과 나쁜 접촉을 구별하도록 지도한다. 이와 함께 상대가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대로 표현하면 자신도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즉 자신의 몸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몸도 소중함을 인식시켜 다른 사람의 몸을 함부로 만지지 않도록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성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장소 및 상황을 알고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림 자료나 역할극을 통해 지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어떠한 유인에도 절대로 따라가지 않는 교육을 해야 하며 상황별 안전계획을 세워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성폭력 후 대처하는 방법을 지도한다. 성폭력은 피해 지적장애인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알려주어 죄의식 등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가지지 않도록 지도하며, 성폭력 후 부모나 교사 등 친밀감을 가진 사람에게 자신이 겪은 상황을 꼭 알리도록 지도해야 한다. 언어적으로 자기표현이 되는 경우에는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기술할 수 있도록 지도를 해야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 [제14회전주인권영화제] 상영작을 소개합니다. 전북인권교육센터 2009-10-07 4803
29 제14회 전주인권영화제에 초대합니다. 인권영화 2009-09-22 5418
28 [인권오름] 진보운동에서 용산투쟁의 의미와 방향 [32] 시설인권 2009-09-10 4248
27 우리가 후원하는 장애인시설, 그 곳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까. file [22] 안똥.. 2009-09-06 4250
26 장애해방과 동물해방(?) [1] [28] 안똥.. 2009-08-10 4380
25 지렁이의 꿈트기! 움냐움냐^^ [6] 안똥.. 2009-07-15 5014
24 [전장연_박경석]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25] 안똥.. 2009-07-14 4185
23 누가 장애인시설을 필요로 하는가: 광기(狂氣)의 역사 [32] 안똥.. 2009-06-30 4117
22 [함께걸음]“ 마징가 헌터, 평범하지만 특별한 영웅 ” [23] 안똥.. 2009-06-03 8742
21 누가, 바보를 죽였는가 [1] [16] 안똥.. 2009-05-28 4538
20 결혼 출산 두려웠지만 사는건 다 똑같트요" 미소 2009-04-13 4537
19 자유로운 삶! 시설밖으로! (실태조사 후기) file [35] 안똥.. 2009-04-02 4257
18 장애인 인권익증과의 역설적 운명 [39] 미소 2009-03-20 5537
17 어제 뉴스보고 벌떡 일어났다! [1] 안똥.. 2009-02-18 5219
16 지적장애여성 강압수사 관련 [1] 미소 2009-01-07 35226
» 지적여성장애인의 性 오해와 편견을 버려라! [27] 시설인권연대 2008-12-23 4356
14 장애인의 性…편견을 버려라 [22] 시설인권연대 2008-12-23 4316
13 (인권오름)어느 해보다도 격동적일 2009년을 바라보며-박래군 시설인권 2008-12-22 4637
12 이것좀 보세요 [18] 미소 2008-12-17 5444
11 지역사회에서 전북시설인권연대로 우뚝 서다. 안똥.. 2008-12-08 4340

오늘 :
274 / 827
어제 :
285 / 801
전체 :
558,520 / 18,799,69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