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장관 집 앞 촛불집회 '사과할 때까지 쭉~'

故 송국현 씨에 대한 문형표 장관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촉구
경찰과 일부 주민, 사유지라는 이유로 집회 막아

2014.04.23 14:0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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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 사죄촉구 무기한 촛불집회가 22일 반포 주공아파트 앞에서 열렸다.

 

 

장애등급제 희생자 故 송국현 동지 장례위원회(아래 송국현장례위)는 22일부터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이 송 씨의 죽음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문 장관 집 앞에서 무기한 촛불집회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 사죄촉구 무기한 촛불집회가 22일 늦은 7시 송국현장례위 주최로 열렸다.

 

 

이날 촛불집회는 원래 문형표 장관이 거주하는 반포 주공아파트 99동 앞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아파트 출입을 막아 아파트 정문 앞에서 열렸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이형숙 공동집행위원장은 “송국현 씨가 불에 타 돌아가시고 난 뒤 밤이고 낮이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문형표 장관 사과하라고 외치는데도 장관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라며 “이제 동료들이 죽도록 놔둘 수 없다. 문형표 장관은 빨리 와서 고인에게 사과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들장애인야학 방상연 학생은 “활동보조가 그렇게 많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복지부는 다른 데에 돈 다 쓰면서 활동보조에 쓸 돈은 없다고 한다.”라며 “이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선진국의 복지인가. 활동보조 한다면서 왜 자기들 입맛대로 등급을 나눠서 주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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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노들야학 방상연 학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김선아 사무국장은 “장애 등급을 고기 등급 나누듯 하기보다 장애인을 사람으로 대했다면, 야학에서 공부하며 평범한 삶을 꿈꾼 송국현 씨를 이렇게 보내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장애등급제같이 몹쓸 제도는 당장 폐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동은 사무국장은 “수많은 장애인이 죽어가기에 송국현 씨 죽음에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그러나 사과할 사람은 보이지 않고 경찰만 보내 우리 입을 막으려 한다”라고 꼬집었다.

 

 

정 활동가는 “고인의 죽음은 고인이 활동보조 문을 두드린 것을 외면한 데서 오는 인재다.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자립생활하고 있지만, 이들이 적어도 죽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사람의 죽음에 돈이 없다는 이유를 달수 없다. 어떤 방법으로든 그들이 책임지고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우리의 이 투쟁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라며 “우리가 이렇게 물러서면 시설에 있는 사람들에게 ‘괜히 밖에 나가면 불 타죽고 얼어 죽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시설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주민들은 우리더러 주거 평온 해친다고 법적으로 처벌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저녁 이곳에서 투쟁할 것이며, 가까운 시일 안에 1박 2일 텐트도 칠 것”이라며 "우리의 질긴 투쟁으로 문형표 장관의 사과를 받는 건 이미 예정된 일이다. 장관은 주민 뒤에 숨지 말고 당당히 나와 사과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집회 참가자와 경찰 사이에 수차례 충돌이 있었다. 촛불집회 시작에 앞서 늦은 6시 50분께 문형표 장관 집을 방문하려는 참가자들을 경찰이 막는 과정에서 전동휠체어가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다. 또한 늦은 8시께 집회 도중 경찰이 과도하게 채증을 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과 10여 분 동안 충돌을 빚었다.

 

 

한편 반포 주공아파트 일부 주민은 아파트 내부가 사유지이며 주거의 평온을 해친다는 이유로 송국현장례위의 무기한 1인 시위와 촛불집회를 거부한다는 현수막을 지난 21일 아파트 곳곳에 게시했다. 경찰 또한 문형표 장관 집이 사유지라는 이유로 아파트 내 집회를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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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주공아파트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 "집회 등 주민들의 의사에 반하여 출입하거나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행위 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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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시작 전 늦은 6시 50분께 경찰과 참가자들이 충돌해 전동휠체어가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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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이형숙 공동집행위원장. 휴대전화에서 문형표 장관 사진을 찾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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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도중 늦은 8시께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의 과도한 채증에 항의하고 있다.

 

갈홍식 기자 redspirits@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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