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인애원 재단 비리 의혹 눈덩이처럼 커져
[초점] 이사장 친인척 지나친 개입이 문제의 핵심
2009년 05월 12일 (화) 08:53:13 이태곤 기자 a35270@hanmail.net
사회복지사업법의 한계 드러낸 인애원 사태

정신장애인 복지시설인 순천 인애원 재단이 비리 의혹의 핵심에 서 있다. 먼저 인애원 재단이 어떤 시설인지 알아보면,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순천 인애원 재단은 산하에 부랑인 수용시설인 인애원과 정신장애인 요양시설인 인성원, 그리고 정신장애인 사회복귀 시설인 희망하우스 이 세 곳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시설에 수용된 원생은 250여명이고, 직원은 40여명 그리고 한 해 국고와 시비 합쳐서 25억원을 지원받고 있는 사회복지법인인데, 이 인애원 재단이 현재 국가 보조금 횡령과 친인척 비리, 그리고 일방적인 시설 폐쇄 등으로 강한 비리 의혹에 휩싸여 있다.

먼저 지난 4월 23일 인애원 직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법인 대표인 문아무개 씨를 유령직원 등재와 주부식비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법인대표와 사무국장, 그리고 인애원 원장 백아무개 씨 등이 지난 2004년에서 2006년에 걸쳐 국고보조금을 집행하고 남은 금액을 연월차 수당 명목으로 직원들의 통장에 입금한 뒤 다시 회수하는 방식으로 국고 보조금 3,800만원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시 법인 대표인 문 아무개 씨가 자신의 장모인 홍 아무개 씨를 근무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근무하고 있는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서 국고 지원금을 부당 수령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 (사진제공=시민의 소리)
그런데 인애원 재단에 제기되고 있는 비리 의혹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이사장 친인척들을 직원으로 과다하게 채용해서 시설을 사실상 사유화 한 부분이다.

인애원 노동조합 분회장 안아무개 씨에 따르면, 인애원 재단은 재단 이사장 문 아무개 씨의 부인인 백아무개 씨가 인선요양원 원장, 그리고 이사장 누나와 어머니, 심지어는 고모가 조리사로 등재 돼서 월급을 받고 있고, 이사장 친동생이 법인 사무직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사촌이 인성원 부원장, 이사장 매형이 재단 이사, 재단이사인 매형의 부인이 법인 사무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렇게 가족들이 시설에 대거 근무하면서 국고 보조금인 인건비를 꼬박꼬박 받아가고 있어도 재단을 제제할 수단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현행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르면 친인척과 관련해서 특별관계 조항이 있지만, 친인척이 임원의 5분의 1을 초과 할 수 없다. 라는 규정 밖에 없어 법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즉 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이사회의 5분의 1 이상은 친인척을 앉힐 수 없다는 조항만 있지 직원 채용에서는 친인척을 일정 비율 이상 채용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인애원 재단이 과도하게 친인척을 채용했어도 현재는 제제할 수단이 없다는 게 담당 행정부처인 순천시 담당자 얘기였다.

일방적인 시설 폐쇄 누구를 위해 재단인지 의문

그런가하면 인애원 재단은 운영 중이던 시설 한 곳에 대해 일방적인 폐쇄 조치를 취해서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인 희망하우스인데, 이 시설은 폐쇄되기 전 장애가 경한 경증 정신장애인 16명이 순천시내에 있는 세탁물 처리 공장 등에 다니며 사회복귀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노동조합에 따르면, 인애원 재단은 지난 5일과 6일에 걸쳐 노동조합이 부분 파업을 벌인다는 이유로 이 시설을 일방적으로 폐쇄조치했다.
사회복지법인이 운영 중인 시설을 폐쇄하거나 혹은 일시적으로 문을 닫으려면 정신보건법에 따르면 1달 전에, 그리고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르면 3달 전에 미리 행정관청에 신고해야 하는데, 재단측은 이 법 조항을 깡그리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시설을 폐쇄해서 직원들과 순천시가 강하고 반발하고 있었다.

현재 재단 측은 시설에 있던 장애인들을 광주시에 있는 유사 시설로 보내고 시설에 근무하던 직원 4명에게는 해고 통보를 해놓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해고는 그렇다 치고 멀쩡하게 순천 시내에 있는 직장에 나가 일하던 장애인들이 영문도 모른채, 임금도 못 받고 다른 시설로 보내진 것은 재단이 과연 장애인들을 위해 존재하는 재단인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는 지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노동조합, 법인 이사장 추가 고발 예정

한편 인애원 재단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 노동조합은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법인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입장을 밝혀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인애원 재단에 추가로 제기되고 있는 비리 의혹은 노동조합에 따르면, 먼저 인애원 재단 이사장인 문 아무개 씨가 이사장직뿐만 아니라 문제가 된 희망하우스 원장직을 겸직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동안 이사장이 시설에 출근하지도 않고 매월 원장 월급 250만원을 챙겨왔다는 게 노동조합 주장이다.

그리고 또 한 건은, 노동조합에 따르면, 시설에 근무하는 이사장 친인척들이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을 폭행했다는 의혹이다. 지난 2005년과 2008년 그리고 올해 1월 세 차례 걸쳐 시설 원생들에 대한 폭행 사례가 있었는데 재단 측이 폭행 당사자가 자기들 가족이고 수하라는 이유로 무마시켰다는 것이 노동조합 주장이다.

이밖에도 노동조합에 따르면, 인애원 재단은 직원으로 일하는 이사장 사촌이, 장애인들이 외부에 나가 일해서 받은 임금 약 3천만 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법인 대표 이사장과 원장이 시설 관사를 사택으로 사용하면서 지난 12년 동안 국가보조금으로 전기세 등의 모든 관리비를 지출해서 국고 보조금 지급 조항을 어겼다는 게 역시 노동조합 주장이다.

이런 인애원 재단에 쏟아지고 있는 비리 의혹에 대해 재단 측은 국고 보조금 3천800만원을 횡령한 게 아니라 연월차 수당을 지급한 것이고, 법인의 재정사정이 좋지 않아 직원들이 자진 반납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노무사와 변호사를 고용해서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하는데, 간접적으로 확인된 인애원 측 입장은 유령 직원 등의 비리 의혹에 대해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인애원 재단 측은 기자의 해명 요청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시설에 대한 보도를 원치 않는다.”고 말하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결론을 얘기하면, 인애원 재단이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배경에는 이사장 친인척들이 상식 이상으로 시설 운영에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불씨가 있다고 지적할 수 있겠다.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는 시설을 사실상 사유화 하면 필연적으로 비리 의혹이 발생한다는 점을 인애원 사태는 생생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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