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화재 사건, 시장이 책임져라"
 
'파주시 장애인복지정책 규탄! 장애인 가족지원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열려
"조속한 시일 내에 관련 대책 마련하고 예산 확보" 촉구해

2012.11.06 18:56 입력

 

▲경기도 파주시 아파트에서 일어난 화재로 장애남매가 의식불명에 빠진 가운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파주지회가 6일 파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주시의 장애인복지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지난달 29일 부모가 일을 나간 사이 일어난 화재로 의식불명에 빠진 장애 남매 사건에 대해 경기도 파주시의 장애인 복지 행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화재 발생 당시 뇌병변 1급 중복장애 남동생 박 아무개 군(11살)과 누나(13세)만이 집안에 있었고 화재는 20분 만에 진화가 되었으나,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남매는 유독가스에 질식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중복장애 남동생을 돌보던 누나 또한 발달장애판정을 받았고, 일반학교에 적응을 못하고 동생과 같은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파주지회(아래 파주지회)는 6일 이른 11시 파주시청 앞에서 '파주시 장애인복지정책 규탄! 장애인 가족지원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파주지회는 "장애자녀를 두고 있고, 가난에 허덕이는 이 가족을 위해 부모연대에서는 3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파주시에 지원대책(무한돌봄서비스, 장애아동양육지원서비스 등) 을 요구했으나, 무시된 채 방치되어 왔다"라면서 "결국 이 가족의 집은 경매로 넘어갔고 아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했던 부모는 남매만을 놔두고 일을 다녀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밝혔다.

 

파주지회는 "장애인 가족의 현실은 많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부정적인 정서경험, 가족갈등, 발달단계에서 오는 반복되는 긴장감, 사회복지서비스의 부족과 전달체계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 장애인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보호부담, 사회적 고립 등의 재정적, 심리적, 사회적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면서 "장애인가족의 지원 정책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장애인가족의 해체로 이어지고, 충분히 지역 내에서 살아갈 수 있는 장애인이 방치되어 정신병원·생활시설 등에 수용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주지회는 "이제 파주시가 직접 나서서 장애인 가족의 어려움을 책임지고 부모들의 요구가 반영된 정책 실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면서 "파주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장애인 당사자의 요구들을 계속 외면한다면 또다시 이런 비극적인 사태가 되풀이될 것임을 직시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중에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파주시에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지원, 장애인활동지원 대상자 확대 등을 요구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형숙 공동대표는 "해당 가족은 보건복지부 장애아동양육지원서비스를 신청해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한국장애인부모회 파주지회가 없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경기도지사와 파주시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주지회는 △발달장애인 전환 지원체제 수립 △파주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 지원 △장애인활동지원 대상자 확대 △장애인이동권 보장 △장애인 교육권, 노동권 보장 △돌봄지원 확대 △장애인 위기가정에 대한 사례관리 등을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표단은 파주시장실에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승강기가 없는 2층 시장실까지 전동휠체어를 들어올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성 명 서]

우리는 지난 26일 한 장애여성이 집에서 홀로 있다가 화재를 피하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어간 일에 슬퍼하며 분노하고 있었다. 그런데 3일이 지난 29일 오후 6시경, 파주시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일어나, 불길 속에서 뇌성마비 동생과 발달장애를 가진 누나가 질식하여 의식불명이 되는 사건이 또 발생하였다.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인해 부모는 두 남매만 놓아둔 채 일을 하러 갈 수밖에 없었고, 부모가 없는 시간에 이 장애인 남매를 돌봐줄 지원 인력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아무도 없는 집을 지키던 13살, 11살밖에 안 되는 장애인 남매는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의식불명의 사태까지 가게 된 것이다.

만약 이 장애인 남매를 돌봐줄 사람이 있었더라면, 이러한 참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장애자녀를 두고 있으면서, 가난에 허덕이는 이러한 가족들을 위해 부모연대에서는 3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파주시에 지원 대책(무한돌봄서비스, 장애아동양육지원서비스 등)을 요구해왔으나, 파주시는 오로지 모르쇠로 일관하였고, 장애인 가족들은 방치되어 왔다. 결국 이 가족의 집은 경매로 넘어갔고 아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했던 부모는 남매만을 놔두고 일을 다녀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정부와 지자체의 부족한 복지정책으로 인해 일어나는 사회적 타살이다. 파주시가 진작에 이 장애인 가족이 처한 어려움을 알고 적절한 지원을 했더라면 이런 참혹한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 뜨거운 불길 속에서, 두 남매가 겪었을 고통과 자녀들의 의식불명 상태로 인해 가족들이 겪고 있을 고통 앞에 파주시는 각성하며, 근본적인 장애인 복지 정책을 세워내야 한다.

부모연대는 더 이상 장애인 가족의 비극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원한다. 이제는 파주시가 직접 나서서 장애아동 가족의 어려움을 책임지고 부모들의 요구가 반영된 정책 실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파주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장애아동 가족의 요구들을 계속 외면한다면 또다시 이런 비극적인 사태가 되풀이될 것임을 직시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해야만 할 것이다.

다시는 이번과 같은 억울한 사건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강력히 촉구한다.

- 장애인 당사자 요구를 파주시장애인복지정책에 반영하라!!

- 파주시 장애인 가족지원센터를 지원하라!!

- 파주시 장애인 가족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하라!!

- 장애인 가족에 대한 중장기 지원 대책 (계획)을 마련하라 !!

- 장애아동의 돌봄지원을 실시하고, 활동보조서비스 지원을 확대하라 !!

- 장애인 위기 가정에 대한 긴급 대책을 마련하라 !!

- 장애아동 돌봄서비스 및 장애인 가족의 사례관리 서비스 체계화를 위한 ‘장애인도우미뱅크’ 설치?운영하라 !!

2012년 11월 6일

사)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파주지부



 

 

 

 

편집실 beminor@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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