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기자회견 뒤 국회 점거농성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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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장애인의 날에 장애인 인권을 이야기한다면 즉각 답하라”
농성 풀고 광화문 ‘권리와 투쟁과 연대의 마당' 합류

2012.12.03 13:34 입력

 

▲20회 세계장애인의 날인 3일 이른 9시, 국회 정론관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장애인활동지원 예산확보 투쟁선포 및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20회 세계장애인의 날인 3일 이른 9시, 국회 정론관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가 장애인활동지원 예산확보 투쟁선포 및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장연은 지난 2일 낮 3시 30분경, 국회 보건복지위 예산소위에서 50% 증액한 활동보조예산을 원안 그대로 통과할 것을 새누리당에 촉구하며 국회 정론관을 기습 진입했다. 전장연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의 답을 기다렸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자 1박 2일 점거투쟁을 벌였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최근 중증장애인들이 활동보조인이 없어 불길 속에서 죽어갔던 뼈아픈 사건들을 기억한다”라며 “우리는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활동보조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24시간 지원을 요구했으나 이명박 정부는 귀를 막고 우리의 요구를 무시했다. 그 결과 그들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는 정부예산안보다 50% 증액한 활동보조예산을 발의했다”라며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어떠한 약속도, 답도 하지 않고 있으며 어제 낮 3시부터 면담요청을 했으나 여전히 아무런 응답이 없다”라고 밝혔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새누리당이 맞춤형 복지를 이야기한다면 예산과 권력의 입맛에 맞춘 복지가 아니라 중증장애인의 삶, 가난한 삶에 맞추길 바란다”라며 “세계장애인의 날에 대한민국에서 장애인 인권을 이야기한다면 즉각 답을 달라”라고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최동익 의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민주통합당 최동익 의원은 “정부는 이미 여름부터 활동보조 예산 750억 원, 즉 예산의 25%가량이 불용처리될 것을 알고 있었다”라며 “정부는 예산이 없어 최중증장애인에 대해 지원을 못 한 게 아니라 예산이 있음에도 지급하지 않고 불용처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정부는 내년 예산 3~4월에 10% 증액시켜놓고 작년 예산 750억 원이 불용처리됐기에 결산 대비로는 2013년도 예산이 50% 증액됐다고 주장하며 여야가 합의한 1,500억 원 증액에 반대하고 있다”라며 “정부는 잘못을 시인하고 2013년도 50% 예산 증액에 동의하라”라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은 “현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아래 예결위)에서 증액 예산이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는데 대선을 앞두고 공약을 남발하면서도 예산을 세우지 않는다면 과연 공약이 실현될 수 있겠는가?”라며 “대선 전에 반드시 예산을 세워야 공약이 지켜질 수 있다. 하루빨리 예결위를 소집하고 증액예산을 통과시켜라”라고 촉구했다.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야당은 모두 활동보조 24시간 보장 제공에 약속했는데 집권 여당과 정부는 이에 소극적이다”라며 “이 문제는 차기 정부로 미룰 것이 아니라 지금 즉시 예결위를 열어 상임위 안대로 통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이언주 의원은 “50% 예산 증액은 최중증독거장애인에게 활동보조 24시간을 보장하고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엔 가족이 장애인 때문에 일하지 못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10시간 보장을 고려해 증액한 것”이라며 “따라서 50% 증액 예산은 더는 줄일 수 없는 예산”이라고 밝혔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상임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상임대표는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된 후 학령기 때 공부도 못해 47살에 야학에 가서 초등학교 자격을 땄다”라며 “45살부터 사회 활동하면서 이 나라 제도가 장애인들을 얼마나 차별하는지 몸소 체험했다”라고 전했다.

 

박 상임대표는 “어젯밤 (국회 정론관에서 잠을 자며) 남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서 오르내리는 것이 어려워 휠체어에서 잠을 자려 했지만 잠이 오지 않아 겨우 두 시간 잤다”라면서 “사람이 누군가에게 부탁하며 사는 것 자체가 비참하다”라고 토로했다.

 

박 상임대표는 “시혜와 동정은 싫다. 장애인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라면서 “내 나이 59세로 이제라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당당한 세상을 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전장연은 국회 정론관점거농성을 풀고 광화문으로 이동했다.

 

낮 2시부터는 광화문광장에서 20회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권리와 투쟁과 연대의 마당’이 열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지난 2일 밤, 국회 정론관을 점거하며 잠든 모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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